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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2의 홀란? NO, 제2의 즐라탄 - 베냐민 셰슈코

라이프치히 입단 기자회견中

 

"홀란? 나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 

 

"나의 롤모델은 즐라탄이다. 그의 기술과 능력을 어릴 때부터 동경했고, 인간으로서도 나의 우상이다."

 
 
레드불 잘츠부르크가 배출한 장신 9번 공격수라는 공통적인 특징들로 인해 '제2의 엘링 홀란'이라 불리며 일찍이 이름을 날린 베냐민 셰슈코.
 
그러나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해 준 수식어와는 달리, 실제로는 엘링 홀란과 전혀 다른 유형의 공격수이다. 오히려 인터뷰에서 선수 본인이 롤모델으로 언급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커리어 초기와 공유하는 점이 많다. 
 
이번 글에서는 리그 후반기 좋은 폼으로 빅클럽들과의 이적설이 터져 나오는 중인 베냐민 셰슈코를 소개하고, 수식어로 인한 세간의 오해를 해소하도록 하겠다.
 
 
 

커리어

 
 
 
1. 레드불 아카데미의 전형적인 육성 단계인 FC 리퍼링 임대를 거쳐 2021년부터 잘츠부르크에서 뛰게 되었다.
 
또한 슬로베니아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월반하여 2021년에 대표팀 최연소 데뷔,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고, 이때부터 '제2의 홀란'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2. 22-23 시즌을 앞두고 리버풀 FC와의 친선경기에서 돋보이는 활약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뜨겁게 주목받았다.
 
그러던 중 2022년 8월 9일, 라이프치히와 5년 계약을 체결하고 2023년 여름 합류로 합의하며 레드불 아카데미의 풀 코스를 밟는 것이 확정되었다. 
 

23-24 시즌부터 라이프치히에 합류를 확정지은 셰슈코

 
3. 이번시즌 드디어 빅리그에 입성한 셰슈코. 겨울까지는 팀에 겉돌며 실망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였으나, 2024년의 셰슈코는 달랐다. 2월부터 꾸준하게 득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28라운드부터 33라운드까지 6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여러 클럽들과 크고 작은 링크가 나고 있으며, 톱자원을 물색하는 AC 밀란과 첼시의 진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셰슈코의 계약에서 바이아웃 조항이 시즌 퍼포먼스에 따라 점점 증가하는 구조이며, 시즌 중반 50M의 바이아웃이 최근 좋은 흐름으로 65M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https://sport.sky.de/fussball/artikel/neue-details-zur-ausstiegsklausel-von-rb-leipzigs-benjamin-sesko/13130605/35313 << SKY 필립 힌체
 
 
 
 

플레스타일 (장/단)

 
 
 

장점

 
 
 

1. 천부적인 퍼스트터치, 온더볼 능력

 
 
 
라이프치히 입단 인터뷰에서 셰슈코는 자신의 롤모델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이며, 어릴 때부터 그의 기술과 능력을 동경해 왔음을 밝혔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잘 묻어나는 부분은 바로 탁월한 퍼스트터치 능력이다.
 
떠오르는 신세대 9번 공격수들이 지난 세대의 공격수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지적받는 퍼스트터치 부문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며 차별화된 강점을 갖췄다.
 
 

Fbref(POWERED BY OPTA)

 
 
또한 유럽의 브라질이라 불린 유고슬라비아 지역의 후예다운 기술적인 면모도 비춘다.
 
5대 리그 같은 포지션 공격수들과 비교하였을 때 드리블 돌파 시도, 성공, 성공률 등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속하며, SCA(Shot Creating Action)와 GCA(Goal Creating Action) 수치의 Take-On 부분에서 유독 높은 값을 기록하였다. 
 
드리블 돌파 중 태클당한 횟수 자체는 타 공격수들에 비해 많은 모습이지만, 그것은 셰슈코가 드리블 돌파 자체를 많이 시도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돌파 중 태클 당한 비율을 계산했을 때는 상위권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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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gC(Progressive Carries)의 박스 안으로의 공 운반 부분과, 컨트롤 실패 횟수에서도 동포지션 평균 이상의 지표를 기록했다.
 
실제로 셰슈코는 좁은 공간을 꺼리지 않고 1대 1 돌파를 즐기며, 좁은 공간에 취약한 오펜다와 서로를 보완하며 훌륭한 투톱 시너지를 자랑하는 중이다.
 

아약스 시절의 즐라탄이 떠오르는 셰슈코의 강점들

 
다만 긴 다리와 큰 보폭을 가진 선수이기에 몰아넣어진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피지컬로 누르며 돌파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수비가 노련하고 육체적으로 우위에 있다면 이러한 파훼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애초에 선수 본인부터 몸싸움을 피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이는 큰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선 꼭 보완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2대1을 녹여내는 셰슈코의 스킬

 
 
 

2. 라인브레이킹, 오프더볼 움직임

 
 
 
195CM 장신에도 불구하고 최고 속력 36.11km/h에 육박하는 준족으로, 제2의 홀란이란 칭호가 무색하게 홀란의 최고 속력 35.94km/h보다 빠른 속력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속력을 활용한 뒷공간 침투는 리퍼링 임대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셰슈코가 가진 능력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영리한 오프더볼 움직임까지 갖춘 선수이기에, 여기에 가공할 스피드와 온더볼 능력이 더해져 상대 수비에 부담을 안긴다.
 

23-24 UCL 라이프치히 vs 레알 마드리드

 
 
 
 

3. 압박 체계와 수비 가담에 대한 이해도

 
 
 
기본적으로 마르코 로제 감독 아래에서 뛰는 선수이고, 팀 단위 움직임으로 압박하고 수비 가담하는 데 능숙하다. 강한 전방 압박을 구사하는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전술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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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리그 동포지션 선수들과의 비교하였을 때 상대 진영 1/3과 중원 1/3 지역에서의 태클 횟수, 패스 차단 부분에서 상위권에 위치하여 성실하게 역압박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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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 분데스리가 베냐민 셰슈코 히트 맵

 
 
또한 동포지션 선수들과의 비교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아군 진영 1/3과 박스 안에서의 터치 횟수, 그리고 아군 진영에도 골고루 포진한 상태의 히트맵은 내려와서 수비와 후방 빌드업에 가감하는 빈도가 적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4. 여러 포지셔닝과 링크-업 플레이

 
 
 
이번시즌 라이프치히는 스타팅 포메이션은 1-4-2-2-2이지만, 양쪽 윙어 중 하나는 쓰리 톱의 윙어처럼 더 전진해서 움직이고 다른 하나는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전방에 쓰리 톱을 형성하는 움직임을 자주 가져갔다.
 

라이프치히 선수들의 도르트문트전 평균 포지셔닝 (sofa)

 
셰슈코는 구성된 쓰리 톱의 중앙에서 연계를 수행하거나 뒷공간 침투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위에서 제시한 히트맵과 아군 진영 터치 횟수에서 확인할 수 있듯 내려와서 빌드업에 가담하는 빈도 또한 꽤 많았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슈투트가르트전에서는 투톱으로 시작한 경기임에도 불구, 아이다라가 결장한 상황에 그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서 미드필더인 슐라거보다도 평균적으로 낮은 포지셔닝을 가져가며 중원싸움과 수비에 가담하기도 하였다.
 

라이프치히 선수들의 슈투트가르트전 평균 포지셔닝 (sofa)

 
가끔 좌측면에 빠져서 돌파, 라인브레이킹을 노리는 포지셔닝을 가져갈 때도 있었지만, 주전 좌측 윙어인 시몬스가 돌파에 더 능하기에 자주 기용되는 방식은 아니다.

라이프치히 선수들의 프라이부르크전 평균 포지셔닝 (sofa)

 
 
 
셰슈코가 쓰리 톱 구조에서 중앙에 자주 기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번뜩이는 링크-업 플레이 능력이다. 
 
동포지션 대비 아군 진영 터치 횟수 최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낮은 위치부터 빌드업에 가담한 이후, 전진하는 상황에서 동료와의 깔끔한 링크-업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많이 보여준다.
 
패스 타입 중 거의 유일하게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 상위권에 위치한 Through Balls 성공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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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니온베를린전 올모-셰슈코 링크업 플레이

 

5. 능숙한 머리 활용

 
 
 
195cm의 신장을 매우 잘 활용하는 선수로, 기본적으로 머리를 사용함에 있어 능숙하다.

아래 최근 호펜하임전 득점 장면을 보면

헤더 찬스를 만드는 스프린트 자체가 감이 좋았고, 해당 장면의 xG 값이 0.11에 불과했지만 xGOT 0.52 값의 슈팅을 기록하며 발군의 헤더 기술을 과시했다.

라이프치히 vs 호펜하임 셰슈코 헤더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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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 부문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동포지션 상위권의 공중 경합 승리 비율을 기록했다.
 
Aerials Won, Aerials Lost 지표가 다소 평범한 수준이긴하나,

% of Aerials Won 지표는 경기당 최소 0.97회의 공중 경합을 시도한 선수들로 범주를 한정하여 추합 한 수치이기에 해당 지표에서 상위권이라는 것을 더 주목하자.
 
 
 
 
 
 

단점

 
 
 
 

1. 높은 무게중심, 미숙한 경합

 
몸의 무게중심이 다소 높아, 신체 밸런스적으로 경합을 잘 버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선수 본인 또한 이를 알고 경합을 다소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승률 56%를 기록한 공중경합에 비해 36%의 승률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지상경합 지표

 
 
그러나 라이프치히 입단 당시의 인터뷰를 보면 정작 셰슈코 본인은 타깃맨으로서 공을 홀드하고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플레이를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워낙 가진 사이즈가 좋은 선수이고 아직 많이 어리기 때문에, 플레이스타일을 개선하고자 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롤모델인 즐라탄이 플레이스타일을 이와 같이 바꾸고 제2의 선수 인생을 시작한 것처럼.
 

플레이스타일을 바꾸고 새로운 선수인생을 시작한 10-11 시즌의 즐라탄

 
 
 
 

2. 땅만 바라보는 시선, 저조한 패스 지표

 

Fbref(POWERED BY OPTA)

 
위의 표는 셰슈코가 기록한 PASSING 부문의 모든 지표이다. 모든 부분에서 타 공격수들에 비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일단 절대적으로 Passes Attempted 자체가 매우 부족하다.
 

Fbref(POWERED BY OPTA)

SCA에서도 높은 Take-on 값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패스 부분에서의 저조한 지표로 인해 결국 타 공격수들에 비해 낮은 SCA 값을 기록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만한 것은 바로 시선이 땅을 향하는 빈도가 너무 잦다는 것이다.
 
이는 온더볼에 자신이 있는 어린 선수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문제이다. 경험이 쌓이다 보면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다.
 
 
 
 
 

 총평 & 전망

 

훌륭한 후반기를 보내고 있는 베냐민 셰슈코

 
 
이제 '제2의 홀란'이라는 수식어가 셰슈코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괴물 같은 경합 능력과 마무리 능력으로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엘링 홀란과는 달리, 

셰슈코의 가장 큰 무기는 어느 하나의 능력을 특정할 것이 아니라, 9번에서 속공, 헤더, 링크 플레이, 드리블 돌파 등 모든 것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의 다양성이다.
 
자칫하면 어중간한 선수로 전락할 수도 있지만, 잘 성장한다면 만능 공격수가 될 수 있는 높은 실링을 가졌다.
 
선수 본인이 롤모델로 언급한 즐라탄에 비해서는 슈팅 능력과 탄력, 유연성 등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막 재능을 만개하기 시작한 즐라탄과 비슷한 나이의 어린 선수이기에 아직 성장할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듯, 가진 사이즈 자체가 훌륭해서 선수 본인의 롤모델인 즐라탄을 본받아 나중에 속력과 탄력이 줄어드는 나이가 되면 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타일로 바꾸어 새로운 도전을 해볼 여지도 있어 보인다.
 

지난 겨울부터 꾸준히 링크되는 첼시.

 
셰슈코의 계약에 바이아웃 조항이 존재하기에, 이번 여름 9번 공격수 보강을 노리는 여러 빅클럽들의 제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축구 이적설에 정통한 기자인 파브리지오 로마노 역시 개인 방송에서 셰슈코가 첼시의 선호 옵션 중 하나임을 언급했다.
 
그러나 셰슈코는 명백히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은 선수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첫 시즌만에 이적을 감행하지 않는 것이 셰슈코에게 있어서 상책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