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자 케빈 슈퇴거의 묀헨글라트바흐 이적이 확정되었다.
FA신분으로 이적하였으며, 계약은 2027년까지이다. 묀헨글라트바흐 보드진의 신속하고 영리한 움직임에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강등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겨우 살아남으며 처참한 시즌을 보낸 보훔이지만, 에이스 슈퇴거의 활약상만큼은 더할 나위 없었다.
팀이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하게 된 34라운드 브레멘전 4-1 대패 속에서도 슈퇴거는 한 경기에 무려 14번의 찬스를 만들어내며 고군분투를 펼쳤다. 이후 뒤셀도르프와의 강등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1차전 대패 와중에도 홀로 공격을 이끌었으며, 2차전에서는 8번의 찬스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1득점-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강등의 수렁으로부터 구원했다.
우리 블로그 시즌 결산 티어리스트 컨텐츠에서도 시즌 내내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던 슈퇴거의 공로를 인정하여 Offensive M.F 부분 IK 상위권에 랭크한 바 있다.
23-24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BUNDESLIGA) 결산 (tistory.com)
선수 소개
1. 찬스메이킹 스페셜리스트
그럼 본격적으로 슈퇴거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슈퇴거에 관해 '기회창출'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시즌 총 127회의 기회를 창출해 냈고, 이는 유럽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이다. 보통의 38라운드보다 4경기나 덜 치르는 분데스리가에서 달성한 기록이라 더욱 경이롭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SCA(Shot-Creating Actions), GCA(Goal-Creaing Actions) 지표를 확인해 보자.
슈퇴거는 90분당 SCA 7.79 값을 기록했고, 이는 5대 리그 동포지션 선수들과의 비교에서 전체 1위 기록이다. GCA는 90분당 0.61 값을 기록하며 동포지션 선수들과 비교하여 상위 3%에 속했다.
SCA와 GCA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두 스탯 모두 Dead-ball pass 부분에서 상위 1%에 속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슈퇴거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수행능력과 킥 퀄리티를 지녔다.
위의 기회창출 타입을 세분해 놓은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코너킥 상황과 프리킥 상황에서 각각 총 43회와 16회의 기회를 창출해 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총 58회로 기회창출에 있어 가장 빈도가 높았던 크로스 플레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슈퇴거는 90분당 8.7회의 크로스를 기록하였고, 이것 역시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수치이다.
유럽 전체 1위의 SCA값을 기록하게 된 데는 파울 유도 능력 또한 크게 작용했다. 90분당 2.13회의 파울을 유도해 냈으며, 그중 0.24회가 슈팅으로 이어졌다. 상술한 대로 데드볼에서의 플레이 역시 슈퇴거의 강점 중 하나이기에 파울 유도 능력이 더욱 유의미하게 작용될 수 있다.
2. 최악의 환경- "해줘" 독박 축구
보훔의 슈퇴거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단편적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는 리그 34라운드 베르더 브레멘전이다. 비운의 축구도사 슈퇴거는 시합에서 총 14번의 기회를 창출해 내며 팀을 구하고자 분투하였지만, 14번의 기회 중 단 1번만이 득점으로 연결되며 4-1으로 크게 패하였다.
이러한 독박 축구의 증거는 슈퇴거의 개인 누적 스탯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절대적인 터치 횟수는 일차적으로 전개에 있어 기여도를 확인하기에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수치이다.
90분당 총 80.42회의 평균 터치 횟수를 기록하였고, 구역별로 나누어서 비교하자면 중원 1/3구역과 상대 진영 1/3 구역에서 각각 상위권에 속했다. 특히 90분당 평균 29.62회를 기록한 상대 진영 1/3에서의 터치 횟수는 상위 2%에 속하는 지표이다.
90분당 평균 49.39회의 패스를 받았고, 그중 전진패스는 4.69회였다. 이는 동포지션 대비 상위 10%에 속하는 지표이다.
독박 축구한다는 소리 들으려면 볼 운반까지 해줘야 인지상정일 것이다.
운반 횟수, 총 운반 거리, 전진 운반 거리 모두 중상위권에 속하는 지표이다. 특히 90분당 2.73회를 기록한 전진 운반 횟수는 상위 8%에 속한다. 파이널써드와 상대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시킨 운반은 각각 90분당 2.43회, 0.27회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속했다. 주로 내려와서 긴 거리를 운반하기보다는 전방에서 상대적으로 길지 않고 전진성 있는 운반을 자주 한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절대적인 돌파시도 횟수, 성공 횟수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인 성공률, 매우 높은 돌파 실패 횟수와 실패 비중으로 미루어보아 돌파 능력은 좋지 못한 편이긴 하다.
슈퇴거의 축구도사적인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패싱, 어시스트 스탯이다.
위 표에 제시된 모든 부분에서 상위 1%에 속한다. 특히 90분당 xA값은 전체 1위 기록인 요주아 키미히의 0.34 값과 거의 근접한 0.33 값을 기록했다.
서론에서부터 계속 언급되는 키패스는 총 127회, 90분당 4.28회로 유럽에서 압도적인 1위이다.
각각 90분당 6.58회, 2.56회, 0.84회를 기록한 파이널써드로 투입된 패스, 상대 박스로 투입된 패스, 상대 박스로 투입된 크로스 지표를 보면 위에서 제시한 볼운반 관련 지표에서도 해당 구역들로의 볼 투입 지표가 상위권에 속했던 것이 떠오를 것이다. 보훔의 공격 전개에 있어 슈퇴거 의존도가 얼마나 심한지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그 의존도 덕에 점유하는 기회가 많았기에 절대적인 터치, 패스 횟수 등 누적 스탯들이 부풀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찾아온 점유 기회를 모두 성공적으로 활용하였기에 이러한 스탯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고, 슈퇴거의 실력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롱패스와 동시에 빈 공간을 포착하여 스프린트를 시작하고,
박스 안으로 수비수를 관통하는 절묘한 스루패스를 투입하여 동료 발 위에 공을 배달하고,
떠먹여 줘도 뱉어내는 동료의 세컨볼을 마무리하는 움직임으로 결국 득점까지 해낸 슈퇴거를 영상 첨부하며 선수 소개를 마치겠다.
다음 시즌 전망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내 기회창출 누적 기록 2위는 바로 다름 아닌 묀헨글라트바흐의 오노라이다. 공교롭게도 묀헨글라트바흐는 분데스리가 내에서 가장 기회를 많이 생산하는 두 선수를 거머쥐게 되었다.
그러나 묀헨글라트바흐의 공격진은 후반기에 팀을 몇번 구해낸 로빈 하크 정도를 제외한다면 퀄리티가 처참한 수준이다. 츠반차라, 은고무, 플레아, 시바체우의 시즌 성적은 언급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찾아온 기회를 깔끔하게 마무리해 줄 공격수를 반드시 영입해야 슈퇴거와 오노라 두 기회창출 공장들을 더 효율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에도 주로 3 미들을 구성하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홀딩에 율리안 바이글을 두고 우측 미드필더로 로코 라이츠, 좌측에 슈퇴거가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라이츠가 내려와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타입의 미드필더이기에 대칭적으로 조합이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코네, 노이하우스 등 묀헨글라트바흐의 미드필더들이 대부분 3선에서 더블 피벗을 형성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에 다른 중원 조합을 시도하더라도 슈퇴거가 전방에서 머무는 데 제약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슈퇴거가 좌측 공간에서의 플레이에 능숙하기에 주로 우측에 머무는 또 다른 찬스 메이커 오노라와의 팀적인 시너지도 기대해 볼 만하다.
다만 주전감인 슈퇴거를 영입함에 따라 코네와 노이하우스의 입지와 거취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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