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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사가 떠나고, 현재를 만든다. 24-25 BVB 이적시장 리뷰

 

 

 23-24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이번엔 완전히 새로운 팀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과거, 유망주를 싸게 영입해 비싸게 처리하는 전형적인 ' 셀링 클럽 ' 의 모습이 아닌, 다른 팀의 주전 선수를 직접 영입하며 강팀으로 변하기 위한 명가를 재건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라는 팀을 이끌어온 역사와도 같던 선수들을 떠나보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어리고, 실력 있고, 실리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 심지어 보드진까지 바뀐 올해 도르트문트는 어떨까요?

 

 

먼저, 올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변화 중 하나는 감독 사임이었습니다. 과거 DFB 포칼컵 우승과 23-24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끈 감독인 에딘 테르지치가 사임하게 됐습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경기를 많이 지켜보지 않은 팬들은 이 사임에 의문을 표했지만, 실상 내부는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시스템과 수비 전술은 누리 샤힌 당시 수석 코치와 스벤 벤더 당시 코치가 대부분 만들었다는 보도를 포함하여, 테르지치가 만드는 공격 전술은 매우 단조롭고, 읽히기 쉬운 너무나 단순한 패턴만을 시도했습니다. 이런 단순한 패턴은, 전방 압박이 강한 분데스리가에서 통하기엔 어렵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너무나 단순하고 반복적이기에 감독 능력의 한계가 있는 감독이었다' 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마르코 로이스와 마츠 후멀스의 이적에도 있을 것입니다.

 

마침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어가자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팀의 역사를 모두 떠나보냈습니다. 마츠 후멀스와 마르코 로이스를 모두 보낸 것이었죠. 팀의 전체를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나쁜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마츠 후멀스는 실력은 훌륭하지만 나이가 너무 많았기도 했고, 당시 감독인 에딘 테르지치와의 불화로 인해 떠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니까요. 하지만, 마르코 로이스의 대한 경우는 달랐습니다. 아직 실력적으로 정말 크게 내려온 선수는 아니었으며, 인생의 커리어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대부분 헌신한 선수를 이렇게 내보낸 과정은 꼴불견이었습니다. 로이스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선수이기 전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라는 이름을 말할 때 오히려 도르트문트라고 불리는 인간이었기에, 이러한 결정은 팬들의 분노를 사기 매우 쉬웠었죠. 하지만 뭐 어찌하겠습니까, 이미 떠나버린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어버렸는걸요.

 

다행히도, 역사를 보내고 데려오는 현재의 선수들은 대부분 훌륭한 선수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니콜라스 퓔크루크, 도니얼 말런, 카림 아데예미라는 충격적인 결정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을 대신하기 위해, 분데스리가 득점 2위의 공격수 세루 기라시를 영입하게 됐습니다. 기라시가 영입되면서 자리를 잃은 니콜라스 퓔크루크는 많은 이적료를 팀에 안기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떠나게 되긴 했습니다. 다만, 그를 대체할 세루 기라시는 너무나 훌륭한 선수이기에 퓔크루크의 이적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이적입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도르트문트는 팀의 역사이자 현재였던 마츠 후멀스를 떠나보냈습니다. 그의 대체자가 매우 급한 상태까지 오게 됐죠. 마츠 후멀스를 대체하기 위해 세루 기라시와 같은 팀으로서 리그 준우승을 기록한 VfB 슈투트가르트의 발데마르 안톤을 영입하게 됐습니다. 육각형의 선수이기도 하고, 같이 출장하는 니코 슐로터백의 고질적인 단점인 돌진을 커버해 줄 훌륭한 영입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점은, 96년생이라는 나이는 이제 더 이상 적은 나이가 아닙니다. 이제 전성기를 달릴 나이라는 것이죠. 그래도, 마츠 후멀스라는 과거에 살 순 없으니, 팀의 현재가 되어주길 바랄 뿐입니다.

 

 

우카시 피슈체크를 떠나보내면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풀백 찾기에 급급했습니다만, 모조리 실패했습니다. 팀이 찾는 프로필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해봤지만, 실상이 아니었던 것이었죠. 과연 이번에도 아닐까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5년 동안 찾아온 공격적인 풀백의 결정체인 얀 쿠토를 영입하게 됐습니다. 지로나에서 사비뉴, 빅토르 치한코우와 호흡을 맞추며 보여준 쿠토의 공격성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찾아온 공격성과 정확히 일치한 것이었죠. 과거 공격성 있는 풀백인 아슈라프 하키미를 생각하면 편할 듯 싶습니다. 정말 최고의 영입 중 1명이라고 생각이 드는 선수입니다.

 

 

퓔크루크를 판매하니, 사실상 사용할 수 있는 공격수는 세루 기라시 단 1명이었습니다. 세바스티앙 알레와 요수파 모우코코도 있긴 하지만, 사실 이들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실력은 최악이었죠. 그들을 보낼 시간조차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리그 16골의 사내인 막시밀리안 바이어를 호펜하임에서 영입했습니다. 세루 기라시와 투톱을 사용하며 4-3-1-2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고, 부상이 없는 선수가 아닌 기라시기에, 서브 스트라이커로서도 막시밀리안 바이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니까요. 실리적인 영입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또한, 막시밀리안 바이어에게 기대하는 바도 큰 것 같습니다. 바이어 영입을 위해 3000만 유로에 가까운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선수 자체가 가지고 있는 포텐셜에도 주목합니다. 2002년생의 어린 선수이기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미들 블록 시스템 구현에 애를 먹었습니다. 엠레 찬과 마르셀 자비처, 줄리안 브란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쓸 수 있는 미드필더가 없었다 보아야 했었습니다. 펠릭스 은메차와 살리흐 외즈잔, 그리고 죠반니 레이나는 정말 폐급의 실력이었거든요. 따라, 과거부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팬이었던 멀티 플레이어인 파스칼 그로스를 영입했습니다. 일부러 파스칼 그로스를 마지막으로 언급한 이유는, 이 선수가 올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여름 이적시장 영입 중 최고의 영입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파스칼 그로스는 본인의 가득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1부 리그 커리어를 보낸 기간이 짧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서 핵심이 됐고요. 마치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나 제노아의 주니오르 메시아스를 보는 것 같죠. 이들은 확실한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선수들의 훌륭한 귀감이 될 수도 있으며, 여태동안 애를 먹던 미들 블록 시스템 제작에 가장 중요할 선수이기도 합니다. 자비처, 엠레 찬, 그로스, 브란트로 이어지는 4-3-1-2 포메이션 제작도 가능해지며, 4-2-3-1 포메이션 중 2-3 라인에 모두 뛸 수 있는 멀티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죠. 이것들이 모두 파스칼 그로스가 24-25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현재까지 영입 중 가장 훌륭한 영입이라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아직 이적시장이 온전히 끝나지 않았기에, 이는 바뀔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들을 모두 이끌 새로운 감독, 누리 샤힌 감독입니다. 수석 코치에 승급됐죠. 도르트문트 유스 출신으로 도르트문트 1군에서 7년 간 미드필드를 책임졌던 선수였기에 누구보다 도르트문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DFB 포칼컵에서 그의 공식전 데뷔 모습을 처음 볼 수 있었는데, 4부 리그 클럽 상대로 나오는 일부 미스들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신임 감독이니까요, 발전을 기원하며 그의 올 시즌 선전을 바랄 겁니다. 팬들이 그에게 기대를 거는 가장 큰 이유는 에딘 테르지치전 감독이 선전을 기록한 이유가 그와 스벤 벤더가 합류하며 코칭했던 것이 한 몫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 그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까지의 24-25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팀의 발전을 위한 실리적인 영입이 주가 되며, 이젠 정말 성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팬, 감독, 선수, 보드진까지 모두가 알게 된 것만 같습니다. 아직 이적시장 기간이 남아있기에, 무슨 일이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갑자기 핵심 선수가 영입되거나, 핵심 선수를 떠나보낼 수도 있게 되겠죠. 하지만 이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이젠 성적이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모두 떠나보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올해, 이번엔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