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르트문트 빌드업의 해결사, 파스칼 그로스

Die Fohlen 2025. 5. 19. 21:06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는 새로 부임한 누리 샤힌 감독 체제 하에서 시즌 초부터 충격적인 부진을 거듭하며 수렁에 빠졌다.

 

결국 시즌 도중 샤힌 감독을 경질하고 코바치 감독을 선임하였으며, 그 결과 후반기 빠른 반등 페이스로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쟁취해 내었다.

 

이런 다사다난한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그로스는 입단 첫 시즌부터 부진 속에서나 반등 시기에서나 묵묵하게 중원의 살림꾼으로서 활약하며 완벽하게 팀에 자리 잡았다.

 

이번 글에서는 도르트문트 빌드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에이스, 파스칼 그로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프로필

 

 

 

Pascal Groß (파스칼 그로스)

 

출생: 1991년 6월 15일

신체 조건: 181cm 78kg

국적: 독일

소속: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포지션: 미드필더


2. 플레이 스타일

 

 

 

그로스의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기회창출 능력이다. 

 

whoscored

 

90분당 약 2.32회의 기회를 창출해 내었으며, 특히 그중 크로스의 빈도가 상당히 높다. 이번 시즌 리그 2339분 중 창출한 기회는 총 77번으로, 그중 크로스와 코너 세트피스가 각각 28, 15회이다.

 

 

주로 1-4-2-3-1의 더블 볼란치로 스타트하지만, 크로스 옵션을 살리기 위해 측면 파이널 써드로 볼을 몰고 가거나 위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상대 박스 안으로 크로스 투입 90분당 0.68회를 기록하여 상위 1%에 속하며, 90분당 6.65회의 크로스를 시도한다.

 

그러면서도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는 선수이기에 적극적으로 수비 복귀하여 피벗으로서의 본분을 충분히 다하는 선수이다. 

 

좌측면에 위치하다 공을 받자 곧장 크로스를 투입하는 그로스(vs 우니온)

 

좌측면에 위치하다 공을 받자 곧장 크로스를 투입하는 그로스(vs 우니온)
그로스의 시즌 히트맵. 좌측면에서의 활동이 많다.
총 10번의 크로스를 시도한 우니온 베를린과의 홈경기에서의 평균 포지셔닝

 

크로스를 주 무기로 삼는 선수답게 탑재한 킥력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브라이튼 시절부터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렸으며, 양발로 구사하는 강하고 정확한 킥은 그로스의 상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본인 말고 다른 선수가 박스로 공을 투입시키는 상황에서는 박스 근처에서 세컨볼을 기다리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세컨볼을 노리는 움직임, 그리고 연결된 슈팅(vs 우니온)

 

 

 

높은 위치에서의 기회창출 외에도 후방에서의 볼 순환 등 빌드업에 대한 기여 역시 매우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절대적인 터치 횟수나 패스받은 횟수 자체가 매우 많다. 터치의 경우 수비라인 앞에서부터 파이널써드까지 왕성하게 움직이는 선수답게 아군 진영 박스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균일하게 상위 20% 안에 속한다.

 

오프더볼을 통해 빌드업을 원활하게 조절하는 능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언제 내려와서 후방의 볼 흐름을 완화해야 하며, 언제 공격에 가담하여 숫자를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운영 감각이 매우 뛰어난 선수로, 빌드업 운영에 한해서는 1-4-2-3-1의 더블 볼란치로서 정석에 가까운 오프더볼 센스를 자랑한다.

 

또, 꼭 팀이 공을 잡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전방 압박 가담압박에 있어서도 역시나 오프더볼 센스가 돋보이는 선수이다.

 

사실상 그로스가 지닌 여러 장점들 중 운영 능력이 가장 밸류가 높다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활동량과 체력에 강점을 지닌 선수이니만큼 90분 내내 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단점은 높은 지역에서 공을 만지는 횟수가 꽤나 많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돌파 옵션이 거의 없다.

 

물론 기본적으로 턴 동작 센스나 부드러운 터치 등 볼을 다루는 데는 오히려 평균 이상의 어빌리티를 갖추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나, 일단 돌파 시도 자체가 90분당 0.38회로 매우 적으며 이는 하위 4%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또 다른 약점은 최후방 라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피보테임에도 수비 테크닉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가진 피지컬을 활용하는 데는 모자람이 없으나, 기술적인 수비에 매우 큰 약점을 지녀 단순 블록을 제외한 인터셉트, 태클, 드리블 차단 등 모든 수비 지표에서 피보테로서 실격 수준에 가깝다. 

 

그로스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매우 느린 발인데, 일반적으로 왕성한 활동량으로 이를 커버해 내기는 하나, 속공에 대한 수비 국면에서 단점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3. 결론

 

 

 

 

그로스는 경기 운영에 대한 센스와 왕성한 활동량을 동시에 겸비함에 모자라 강한 세트피스 전담 선수로서의 면모 역시 갖춘 축구 도사로, 전형적인 감독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선수이다.

 

도르트문트 입단 첫 시즌부터 샤힌 체제라는 대재앙을 겪으며 다소 고난이 따랐지만, 다음 시즌 코바치 체제에서의 새로운 시작에서 여전히 팀의 중추 역할을 맡을 그로스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